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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나주고 잘 들어주면 된다”

 

13대 회장, 대전지역 특성 살려 안정적 시도회 운영 인정 받아

  

우종수 한국전력기술인협회 대전광역시회 회장을 만나러 가는 길은 생각보다 가까웠다. 기자를 태운 KTX(고속철도)가 광명역을 출발한 지 50분 만에 서대전역에 도착했다. 평상시 서울 시내 취재를 하는 것처럼 가깝게 느껴졌다. 시공간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대전광역시에서 우 회장은 “편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회원들을 잘 만나주고 잘 듣고 잘 해결해주는 것이 회장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13대 대전광역시회장을 맡고 있는 우 회장만의 리더십이다. 이같은 리더십으로 현재 회원들의 신뢰를 전폭적으로 받고 있는 우 회장을 지난 8월12일 대전광역시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력기술인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전기안전관리는 특히 중요하며, 이는 전기기술자만이 아니라 사업주, 건물주와 소유주 등 일반인에 대한 안전관리 교육도 필요합니다.”

우 회장은 협회의 역할 가운데 최우선적인 것이 안전관리 교육이라고 강조한다. 협회가 1년에서 2~3회 안전결의대회를 실시하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협회가 정부위탁 업무를 수행하지만 전기기술자들에게 전기안전에 대한 인식을 주지시키는 일도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따라서 안전관리 업무가 협회에선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 회장은 그것만으론 부족하다고 말한다. 안전관리가 기술자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 안전관리는 법으로 강제하지 않지만 일반인들도 중요성을 인식하고 철저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건물주나 소유주 자체가 안전의식이 높기 때문이죠. 반면에 우리나라는 법으로 강제규정을 만들어 안전관리를 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건물주나 소유주는 안전관리 대행기술자들에게 맡기고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무관심한 것이 문제입니다.”

우 회장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안전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우 회장은 “국민소득이 올라가면 안전의식도 올라갈 것”이라며 “우리가 소득은 올라기고 있지만 아직은 선진국과 차이가 많다”고 지적했다.

우회장은 안전관리에 대한 일반인 교육을 여건만 조성되면 협회 차원에서 실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협회 차원에서 이같은 문제의식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기술자 안전교육에 그치고 있다”며 “현 정부가 사회안전망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서 협회 사업으로 추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책이 바뀌고 일반인 안전관리을 실시할 수 있다면 협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전광역시회 전국 시도회중 오랜 역사 자랑

 

안전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하는 우회장이 이끄는 대전광역시회의 역사는 한국전력기술인협회 시도회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한국전력기술인협회가 생기기 훨씬 이전에 우리나라 전기기술자들의 최초 단체인 한국전기주임기술자협회 창립을 주도한 곳 중 하나가 대전광역시회다.

“1963년 충청도를 대표하여 대전시에서 협회 창립 멤버로 출발했죠. 그 이후 충청지부가 생기고 충청북도회가 생겨났지만 대전시는 광역시로 확대될 때 까지 꾸준하게 유지되고 성장해 왔습니다.”

충청권에는 대전광역시회를 비롯해 충청북도회, 충청남도회가 있다. 이중 대전광역시회의 잠정회원은 2010년 12월 기준 약 5천명이다. 이 가운데 경력회원을 포함해 회비를 내는 정회원은 2,502명이다. 우 회장은 “회비는 내지 않고 있지만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기술인들을 잠정회원으로 본다”며 “준회원으로서 이들도 협회의 서비스를 지원받는 회원”이라고 말했다.

회원 구성은 상주(기업체 소속 기술자)회원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안전관리대행이라고 한다. 설계/시공, 감리 부문에 회원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대전광역시회의 회원이 급격하게 늘어난 시점은 2007년이다. 2007년 감리수첩(경력수첩)을 만들었을 때 회원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우회장은 “당시 경력수첩을 받기 위해선 회원 가입이 필요했으며, 경력수첩을 받지 못하면 자격을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많이 가입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기술인협회 전국 시도 가운데 회원규모 중상위에 속하는 대전광역시회를 이끄는 우회장은 지난 2009년 13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선배 회장님을 이어 선거 없이 내부 결정으로 제가 선임됐습니다. 물론 회원 전체의 위임을 받은 상태였구요. 3년만 열심히 한다고 다짐하고 지금까지 오고 있습니다.”

선거 없이 선임된 것은 우회장이 대전광역시회에 쏟아 부은 열정 때문이다. 그는 10년 이상 대전광역시회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지금의 대전광역시회가 있을 수 있도록 유도해 온 주인공이다.

특히 우 회장은 대전 토박이로서 대전이라는 지역적, 행정적 잇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 사업적 경험을 통한 인적 네트워크도 풍부하다.

“대전지역은 여타의 시도회와 다른 위상을 갖고 있습니다. 정부부처와 전기관련 정부기관의 본부가 있기 때문에 만나는 사람들의 수준이 다르죠. 조만간 세종시에 정부 행정부처가 들어오면 그 위상은 더 높아질 것으로 봅니다.”

우회장은 정부 부처와의 관계유지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83년부터 매월 1회씩 전력기술인단체장 조찬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모임엔 시청, 한국안전공사, 한국전력, 원자력연구원, 수자원공사를 비롯해, 충남대, 대덕대, 한밭대 등 대학 전기과 교수들이 참여한다.

우회장은 “서울에서 정부부처 관계자 모임을 열면 부장급들이 나오지만, 여기 대전에서 모임을 가지면 부장들이 국장이나 단체장을 수행하고 나온다”며, “따라서 모임의 격이 높고 협회의 의견이나 제안에 대해 보다 실속있게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전력기술인협회 중앙회가 대전에 사무국을 두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주장했다 그는 “대전에 중앙회 제2본부를 세우고 중앙회 기능을 수행해야 할 지도 모른다”며 “행정부처가 다 있는 대전이 중앙회에서 일하기 더 효율적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남, 경상 권 회원들이 교육을 받기 위해 서울로 가지 않고 대전광역시회로 오는 회원들이 많다.

반면 행정도시 중심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많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대전은 행정도시이다 보니 기업들이 많지 않습니다. 특히 대기업이 없어 엔지니어들이 일하기 어려운 지역이죠. 벤처기업들이 많지만 전기관련 일은 적은 편이다. 때문에 대전광역시회내 기업과의 교류는 그리 많은 편이 아닙니다.”

 

  

사업경험과 노하우로 민원 해결 ‘척척’

 

13대 회장으로 올해 3년차를 지내고 있는 우 회장은 내년 2월 선거를 기다리고 있다. 선거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느냐는 질문에 우회장은 “3년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해 놓은 것 없이 지나갔다”며, “회원들이 원하면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3년을 더 하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13대 선거와 같이 14대 회장에도 우회장이 당선된 가능성이 높다. 선거를 6개월 이상 앞두고 있는데, 14대 회장으로 우회장이 연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회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은 우회장의 남다른 리더십이 있어서다. 우 회장은 이미 많은 단체에서 리더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조직 관리는 탁월하다. 그 스스로 조직을 이끌어 가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한다. 어떤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했다.

“잘 만나주고, 잘 들어주고, 잘 해주면 됩니다.”

의외로 간단하다. 말은 쉬워 보이는데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우회장은 회원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풀어줘야 하는지 잘 안다고 한다. 그 비결은 어디서 나올까. 이는 우회장이 갖고 있는 사업경험과 네트워크다. 그는 “어떤 민원은 전화 1통이면 해결되기도 한다”며, “이는 시공 사업을 하면 규모의 사업경험이 많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회장은 설계, 감리, 시공, 대행업무를 두루 경험한 기술자다. 전기업은 83년 시작했고, 지금도 안전관리대행회사와 설계회사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사업 초기엔 시공업을 주로 했다. 규모가 크다보니 사업수완이나 그림이 크다. 그는 “현재 하고 있는 안전관리 대행은 아주 편합니다. 시공 및 설계 사업는 규모 있어 비즈니스적인 감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 회장의 또 다른 리더십은 편안함이다. 그는 사안이 생기면 서두르지 않고 충청도 특유의 느긋함으로 신중함으로 처리한다. 그래서 새로운 일을 추진 하기 보다는 현재의 일을 더 잘하려는 노력한다.

“의욕만 앞서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추진하는 것보다 기존의 것을 잘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시설 계획보다는 안전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 회장은 현재 (주)우일전기설계감리와 (주)우신전기안전관리라는 기업체 대표이사 이기도 한다. 일주에 3일은 시도회 사무국에서 일을 본다는 그는 협회일와 개인사업의 양쪽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베테랑이다. 그런 그에게도 어려움이 있었다. 합작법인 우성전기가 사업이 부진하여 큰 어려움이 겪기도 했다. 사업을 잘 정리하고 회사를 매각했지만 당시를 생각하면 경영이 얼마나 어려운지 되새김한다고 전했다.

그런 사업의 경험 때문일까. 그는 성공한 벤처CEO인 안철수 대표가 한 말을 자신의 책상에 적어 놓고 매일 볼 정도로 감명 받았다고 한다. 우회장은 “사업을 하는 사람은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아닐까 한다”며, “사업은 어려움이 많다. 힘들 때가 있고 좋은 때가 있다는 점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사업에 있어선 노련하지만, 경험과 네트워크가 풍부한 그에게도 사업은 언제나 어려운 것인 모양이다. 그의 책상에 적혀 있고 늘 생각하는 안철수 대표의 말은 이것이다.

‘인생은 불안정한 것이다. 불안정한 인생을 인정하고 즐겨라. 그러면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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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매실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