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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3 l 연구원 보고서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더 강해지는 기업

LG경제연구원, 후지·나이키·넷플릭스 사례 분석

 

기업에 불확실성은 관리하기 어려운 위협요인이다. 기업이 당면한 불확실한 상황을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위기관리 능력은 경영자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역량이다. 선진사례를 통해 불황에서 더 강해진 기업을 소개한다.

 

 

나이키는 1994년부터 1998년까지 5년 연속 3배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다가 98년부터 성장률이 둔화되었다. 시장점유율(Market Share)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위기의식을 느낀 나이키는 성장률 둔화의 원인을 분석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기존의 경쟁자로 인식한 타 스포츠 의류업체가 아닌 닌텐도와 같은 게임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사람들이 여가 활동으로 운동 대신 실내에서 닌텐도 게임을 즐기다 보니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운동하는 시간이 줄어든 것이다.

나이키는 산업의 경계와 상관없이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전략적 사고를 하게 된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는 업종 안에서 치열하게 펼쳐졌던 ‘시장점유율(Market Share)’ 경쟁은 물론 업종 간 경계가 사라진 환경하에서 ‘고객의 시간점유율(Time Share)’ 경쟁 또한 기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경영 환경은 기업들에게 누가 나의 친구인지, 누가 나의 적인지 알 수 없게 만드는 무한경쟁 시대임을 말해준다.

 

 

 

파악하기 힘든 고객의 니즈

 

하버드 대학의 제럴드 잘트만 교수는 “말로 표현되는 고객의 니즈는 5%에 불과하다. 95%는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 드러나지 않은 95%의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 신제품 실패 사례는 대부분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고객의 생각을 그대로 표현한 제품이 나온다고 해도 이는 말 그대로 고객의 생각에서 나온 제품이다. 이러한 방법으로는 고객의 기존 생각을 뛰어넘는, 잠재적인 욕구를 발현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올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많은 기업이 막대한 비용과 고도의 조사 기법을 동원하여 고객의 니즈를 철저하게 조사하여도 경쟁사의 혁신제품의 등장으로 인해 크나큰 실패를 경험하는 이유이다. 고객 자신들도 모르지만, 분명히 내재하는 그 무엇인가를 읽어내어 제품으로 만들어 고객의 손에 전달하는 것이 선도기업의 역할이다.

 

 

 

핵심사업’과 ‘핵심역량’을 구분

 

핵심사업과 핵심역량은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코닥이 몰락한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많은 전문가들은 사양산업이 되어가는 핵심사업인 필름 분야를 포기하지 못한 점을 지적한다. 핵심사업인 필름 분야에 매몰되어 트렌드를 읽지 못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였다.

코닥은 디지털카메라를 최초로 개발하고도 기존에 주력하던 필름 사업에 대한 믿음 때문에 디지털카메라의 개발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 필름사업에서 얻어왔던 이익을 유지하고 싶어했다. 이러한 코닥의 생각은 디지털화에 대한 대응 전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5년 경쟁사인 후지가 필름 사업 부문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과 달리 코닥의 필름 부문 매출은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또한 코닥은 필름이 필요한 디지털카메라인 어드밴틱스 프리뷰(Advantix Preview)를 출시하게 된다. 사진을 찍으면 카메라 뒤쪽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즉시 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 필름이 결합된 디지털카메라였다. 필름이 필요 없는 강점을 갖고 있는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하면서 추가로 필름을 구입하고 싶어하는 고객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2012년 1월, 코닥은 법정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변화에 적응하는 자가 강한 자

 

기업을 경영하기 위해서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선택하여야 한다. 생각지도 못한 경쟁자가 출현하여 사업을 무너뜨리는 적이 되기도 한다. 진짜 경쟁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살아남기 어렵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항상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만을 내포하는 것은 아니다. 잠재적 경쟁자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불확실한 경영 환경하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져올 자신만의 핵심역량을 파악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진화론의 제창자인 찰스 다윈은 “살아남은 종이 가장 강한 것도 아니며, 가장 현명한 것도 아니다.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종이 살아남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점점 더 불확실해지는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영원한 기업의 존속과 안정을 보장해줄 수 있는 산업, 제품, 전략, 조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가고 있다. 불확실성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변화에 맞춰 적응해나갈 때 기업은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남고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높아져만 가는 불확실성에서도 자사(company), 고객(customer), 경쟁자(competitor)를 재정의하고 활용해가며 자신을 키워나간 더 강해진 기업들이 있다. 바람 앞에서 촛불이 아닌, 모닥불이 된 기업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화장품을 만드는 필름회사, ‘자기 변신’의 후지

 

1980년대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은 필름업체들에게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기업의 대응에 따라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기도 하였고 성장을 위한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예상하지 못한 변수 앞에서 무너진 코닥과는 달리, 후지에게 디지털화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후지는 과감하게 기존 사업을 포기하고 위협에 대처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동안 회사의 주력 부문이었던 필름 부문을 중 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평판 디스플레이, 화장품, 제약 등으로 사업확장을 시도했다. 다만 무조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FTD원칙인 ‘우리가 가진 기술 중에서 필요한 성분을 밸런스 있게 배합하여(Formulation) 필요한 장소에 (Targeting) 필요한 형태로 제공한다(Delivery)’에 따라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이를 위해 우선 현재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산을 꼼꼼하게 검토하였다. ‘우리는 무엇을 갖고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창의를 더해 기업이 갖고있는 자산을 응용하여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였다.

필름 기술 자체는 사양 기술이다. 그러나 설립된 이후 80년 가까이 필름을 제작하며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는 사업 다각화에 적용되었다. 후지는 필름을 연구하며 터득한 20만 개의 화학물질 데이터와 기술을 적용하여 의료기기와 의약품, 화장품부터 광학렌즈와 액정패널(LCD)용 필름까지 진출하였다.

가장 놀라운 변신은 필름과 화장품에 쓰이는 기술이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화장품 산업에 진출하였다는 것이다. 피부의 탄력을 강화시키는 콜라겐은 필름의 주성분이다. 또한 콜라겐에서 정제한 ‘젤라틴’ 역시 필름을 이루는 감광유제(Emulsion)를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항산화 기술 역시 필름과 화장품 산업 모두에 적용된다. 여성들이 두려워하는 피부 노화와 마찬가지로 필름의 빛바램 현상 역시 자외선으로 인한 산화 현상 때문이다.

후지는 사진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도록 산화를 억제하는 항산화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그리고 필름의 산화 현상을 막는 항산화 성분인 ‘아스타잔틴’을 화장품에 활용하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후지의 라이프 사이언스 연구소가 생명과학, 헬스케어 분야의 핵심 기술을 접목하여 화장품 브랜드인 ‘아스타리프트’가 탄생하였다. ‘80년간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후지필름이 만든 화장품’이라는 컨셉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후지는 FTD의 원칙을 가지고 ‘필름’이라는 핵심사업이 아닌 ‘기술’이라는 핵심역량에 집중하면서 불확실한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급격한 디지털 물결 속에서 세계 3대 필름회사 중 코닥과 아그파는 쓰러졌지만 후지만은 위기 속에서 변신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었다.

 

 

 

‘고객을 재정의’하여 경쟁자도 성공의 수단으로, 나이키

 

고객을 재정의하여 성공한 기업이 있다. 바로 나이키다. 나이키는 닌텐도를 계기로 산업의 경계와 상관없이 누구나 자사의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전략적 사고를 하게 된다. 이에 따라 고객 또한 새롭게 정의한다. 단순히 스포츠용품을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여가를 활용하는 모든 사람으로 확장하게 된 것이다. 나이키가 충족시켜야 할 고객의 욕구 역시 확장하게 된다. 단순히 좋은 품질의 제품을 사용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아닌 건강하고 싶은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로 새롭게 정의한다.

고객과 고객의 욕구를 재정의한 나이키는 직원들의 창의를 활용하여 혁신제품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창의라고 하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안에 대해 풍부하게 경험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나온다. 기업의 내부 인력만큼 자사 제품, 경쟁사, 관련 기술, 고객가치, 시장 동향에 대해 연구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이런 점에서 내부 인력들이야말로 미래 지향적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자산이다.

나이키의 R&D센터인 이노베이션 키친(Innovation kitchen)은 직원들의 단순하고 엉뚱한 상상들을 발전시켜 혁신적인 아이디어 제품들로 만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탄력 있는 밑창을 만들기 위해 와플 기계에 고무를 부어 넣는 무모함(나이키 와플 시리즈), 날 수 있는 신발을 만들기 위해 밑창에 스프링을 달아 보겠다는 직원의 엉뚱함(나이키 샥스), 직원들의 무모하고 엉뚱한 아이디어를 기꺼이 수용하는 창의적인 조직 문화에서 나이키의 혁신제품은 탄생한다. 2012년 성공적으로 진행된 혁신적인 실험인 ‘플라이니트 레이서(Flyknit Racer)’와 ‘퓨얼밴드(Fuel Band)’ 역시 직원들의 작고 엉뚱한 상상에서 시작된 것이다. ‘모든 불필요한 부분을 없앤 혁신’인 플라이니트의 시작은 ‘고무 밑창을 붙인 양말’의 형태였다.

그러나 이노베이션 키친은 이 무모하고 엉뚱한 제안을 받아들여 ‘갑피와 밑창이 하나로 이루어진 플랫폼’이라는 혁신 제품을 탄생시켰다. 퓨얼밴드 역시 하나의 아이디어로, 한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최초 아이디어였던 ‘테니스용 머리띠’에서 최종적으로 ‘팔찌’ 형태의 상품화가 되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어디에 착용할 것인가?’, ‘어떤 색깔, 어떤 재질로 할 것인가?’ 등의 고민 속에서 수많은 아이디어와 프로토타입들이 만들어지고 실패했다. 이러한 기다림의 바탕에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존중하고, 실패를 창의로 가는 하나의 과정임을 받아들이는 나이키의 조직문화가 있었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 직원들은 경쟁자, 기존 산업이나 제품이라는 제약 없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2007년, 나이키는 ‘고객의 시간점유율(Time Share)’에서 더 강력한 경쟁자인 스마트폰을 만나게 된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고객과 고객의 욕구를 재정의한 나이키에게 위협이 아니라 기회가 되었다. 나이키는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검색, 오락, SNS를 즐기는 사람들을 스마트폰과 SNS를 적극 활용하여 나이키와 함께 운동하도록 만들고 있다. 잠재적 경쟁자를 성공의 수단으로 만든 것이다.

나이키는 조깅을 하는 소비자들이 항상 음악을 듣는다는 점에 착안하여 ‘나이키+아이팟 키트’를 출시하여 대성공을 거둔다. 더 나아가 ‘나이키 플러스’를 통해 나이키 운동화 밑창에 센서를 달아 이를 아이팟에 연동시켜 아이팟에 운동량이 기록되도록 하였다. 운동화 밑창에 센서를 달아 얼마나 달렸는지 SNS를 통해 사람들과 공유하게 하여 친구들과 온라인 게임을 하듯 경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2012년에는 손목에 차는 ‘나이키 플러스 퓨얼밴드’를 출시하였다. 나이키의 혁신을 대변하는 퓨얼밴드는 하루 동안의 활동량을 측정하는 팔찌로서 걷거나 뛰는 모든 움직임이 운동거리 및 시간, 칼로리 소모량 등으로 측정되어 팔찌의 LED 화면에 표시된다. 아이폰과 동기화하면 운동량을 그래프로 볼 수 있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다른 이용자와 운동량을 비교할 수도 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나이키는 미국경영 월간지 패스트 컴퍼니 (Fast Company)가 선정한 ‘2013년 50대 글로벌 혁신기업(The World’s 50 Most Innovative Companies 2013)’에 1위로 선정되었다.

잠재적 경쟁자인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디지털 집단으로 성장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나이키에서는 경쟁자도 직원들의 상상을 실현시키는 도구가 된다. 나이키는 직원들의 창의를 바탕으로 단순한 스포츠용품 업체가 아닌 ‘기술, 데이터, 서비스’ 기반의 디지털 집단으로 나아가고 있다.

 

골리앗을 이긴 다윗, ‘선도기업들을 위협’하는 넷플릭스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주요영상매체나 고객의 콘텐츠 소비행태는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이처럼 영상콘텐츠사업은 불확실성이 높다. 이러한 불확실한 환경하에서 넷플릭스는 선도기업들에 도전해가며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켜가고 있다.

넷플릭스는 온라인 DVD 대여업체에서 콘텐츠 유통기업으로 변신하였고 이제는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며 콘텐츠 제작업체로 그 비즈니스 모델을 진화시켜가고 있다.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스팅즈는 어느 날 대여한 DVD를 늦게 반납했다가 연체료 40달러나 물게 되었다. 연체료에 기분 나빠하던 그는 ‘기존 DVD 대여 체계의 불편함을 해소해보면 어떨까?’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것이 넷플릭스의 ‘온라인으로 DVD 대여 신청을 하고 우편을 통해 배달받는 비즈니스 모델’의 시작이었다.

넷플릭스는 오프라인으로 운영하기에 피할 수 없는 약점들을 개선하여 오프라인비디오 테이프 대여에 익숙한 고객을 온라인 DVD 대여시장으로 끌어들였다.

2000년대 중반 DVD 사업이 사양산업으로 접어들자 넷프릭스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을 계획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DVD를 대여하는 것보다 실시간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보려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기존 가입자에게 추가 비용 없이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Watch Instantly’를 함께 제공하여 기존 DVD를 이용하던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넘어올 수 있게 하였다. 신규 서비스 제공 시 발생하는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지 않아 소비행태를 바꿀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의 이탈을 막고 고객 입장에서는 새로운 트렌드에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는 효과를 가져왔다.

 

 

 

기업 경영의 춘추전국시대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기업 경영의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다.

1990년 포천 500대 기업 중 2010년까지 500대에 남은 기업은 24%에 불과하다. 노키아, 코닥 등 영원할 것 같았던 많은 선도기업이 무너졌다. 혁신제품을 내놓아도 금방 경쟁 기업들이 복제한다. 업종 간의 경계가 사라진 경쟁으로 누가 적이고 누가 친구인지 알 수 없다. 고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만으로 고객을 만족시키던 시대는 끝났다. 스티브잡스는 “사람들은 직접 보여주기 전까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아직 적히지 않는 것을 읽어내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경영 환경에 위협의 요소로만 작용한 것은 아니다. 가장 혼란스러운 춘추전국시대에 사상이 꽃 피웠듯이,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기업들의 노력 끝에 애플의 ‘아이폰’, 다이슨의 날개 없는 선풍기인 ‘에어 멀티 플라이어’ 등 고객이 상상하지도 못한 혁신제품들이 탄생했다.

과거의 기업들은 고객의 목소리를 담아 좋은 제품을 제공하면서 경쟁자와는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를 고민하였다. 그러나 불확실성 속에서 더 강해지는 기업들을 보면 과거의 기업들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필름을 만들던 후지는 자신의 산업이 사라지는 경영 환경 속에서 핵심사업을 고집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핵심역량에 집중하여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가며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나이키는 업종 간의 경계가 무너진 경쟁을 일찍이 인식하고 고객과 고객의 욕구를 재정의하였다. 혁신제품을 만들기 위해 기존 제품, 고객, 경쟁자와 같은 제한을 두지 않고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존중한다.

아무리 엉뚱하고 무모한 상상일지라도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존중하는 조직문화가 나이키를 단순한 스포츠용품업체에서 디지털 집단으로 나아가게 만들고 있다. 선도기업이란 주어진 경영 환경에 최고로 적합하게 적응한 기업이다. 그러나 환경이 변하면 그 강점이 약점이 되어버린다. 넷플릭스는 선도기업의 약점을 공격하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온라인 DVD 대여업체에서 시작하여 콘텐츠 유통기업으로 변신하였고 그 후에는 콘텐츠 제작업체로 그 비즈니스 모델을 진화시켜가고 있다.

경제학자 프랭크 나이트는 “확실성의 세계는 기업가가 필요 없는 세상이다”라고 말했다. 세상이 정해진 원칙에 따라 움직여서 예측 가능하다면 기업가들의 역할은 사라지게 된다. 기업가들이 불확실성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은 그 어원에서도 잘 알 수 있다. 18세기 초 경제학자 리샤르 캉티용을 중심으로 한 프랑스 정치경제학자들이 처음으로 쓰기 시작한 기업가(Entrepreneur)의 어원은 ‘위험을 감수하거나 모험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새로운 아이디어나 발명을 성공적인 혁신으로 바꾸고 그러한 능력이 있어 해내는 사람’을 의미한다.

기술의 발전, 많은 카피캣들의 등장, 업종의 경계가 사라진 경쟁, 그리고 파악하기 힘든 고객의 니즈 등 때문에 기업이 느끼는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감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기업가의 어원에서 알 수 있듯이 경영은 본질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다. 기업 경영의 춘추전국시대, 방향을 알 수 없는 혼란스럽고 거센 바람이 촛불 같은 기업에게는 재앙이지만 모닥불 같은 기업에게는 더 활활 타오를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출처: LG경제연구원>

※ 출처 : EngNews (산업포탈 여기에) -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더 강해지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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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매실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