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전기산업특집2013. 1. 31. 15:04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OCI 투자 중단과 태양광 컨소시엄 붐 국내 대표 폴리실리콘 업체인 OCI가 투자를 전격 중단하고 현재 진행 중인 공장 설립을 잠정 연기한다. OCI는 지난 5월 18일 공시를통해 “유럽재정위기 심화, 태양광 산업의 급격한 시황 변동 등 악화된 사업환경과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현재 건설 중인 폴리실리콘4공장과 5공장 투자를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전북 군산에 건설 중인 폴리실리콘 4공장은 지난 2010년 12월에 공사를 시작, 올 10월 말 완공 예정으로 완공 5개월여를 앞두고 건설을 중단하게 됐다. 연간 2만톤 규모의 이 공장에는 당초 투자규모 1조6,000억원 중 절반 가량인 8,000억원이 이미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부터 전북 새만금산업단지에서 진행돼 온 5공장도 건설이 중단됐다. 총 1조8,000억원을 투입,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 2만4,000톤 규모로 건설할 계획이었지만 계속 지연돼 왔는데 이번에 결국 투자가 중단됐다. OCI의 이번 결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업황 부진이 심화되면서 견디기 쉽지 않은 상황까지 같음을 의미한다. 태양광 발전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과잉 우려로 급격한 가격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난 16일 기준 가격이 ㎏당 24.12달러까지 떨어진 상태다. 80달러 선까지 치솟았던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1년 새 약 70% 가량 하락한 것으로 이미 가격이 손익분기점(BEP)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여기에 이러한 가격 급락이 기존 장기계약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것도 폴리실리콘 업체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OCI의 투자재개가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회사에서는 `잠정 연기'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최근 유로존의 위기 등으로 현재 악화된 사업환경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 점이 향후 투자재개 전망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태양광 수요가 오는 2015년 이후에나 살아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등장하고 있다. 회사 측이 공시를 통해 `투자재개와 관련 1년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부정적인 상황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장면 2: 태양광 사업 컨소시엄 기지개 국내기업들이 속속 태양광발전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3월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사업목적에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태양광발전 관련 제조, 가공, 매매업 등을 추가했다. 사업 검토의 초기 단계이지만 태양광 산업을 새로운 수입원으로 간주하고 있다. SDN과 남동발전은 불가리아 벨리코 타르노보 사모보딘에 42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준공식을 열었다. 이번 프로젝트의 총사업비는 2억달러로 남동발전은 사업관리와 경영, SDN은 기자재공급과 시공을 맡았다. 사업비의 70%는 한국산업은행이 PF를 대고 나머지30%는 남동발전과 SDN이 절반씩 냈다. 태양광발전소 건설MOU도 잇따르고 있다. 삼능건설(주)와 (주)이오스솔라 컨소시엄은 남미 에콰도르의 (주)에너솔과 2,000억원 규모의 50MW급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에네솔은 태양광발전소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에콰도르 정부의 법적, 제도적, 행정적인 절차를 조사해 제공하기로 했고, 삼능건설과 이오스솔라 컨소시엄은 현장 조사를 마친 후 사업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에콰도르 대통령 직속국가전력위원회가 연관돼 있는데 에콰도르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현지에서 추가적으로 진행되는 태양광발전소 건설 우선권을 삼능건설과 이오스솔라에 주기로 했다. 지난달 말에는 (주)대양금속이 솔텍코리아, 케이에스테크와 10MW급지붕형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솔텍코리아와 케이에스테크는 올해 하반기까지 충남 예산군 신암면계촌리 일대 대양금속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한다. 대양금속 예산공장은 건평 2만4,000m2, 부지면적 11만5,700m2로 공장지붕에만 태양광모듈을 설치해도 2MW급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선다. 대양금속의 스테인레스 스틸 기판을 활용한 CIGS 박막형 태양전지가 설치된다는 것. 대양금속은 최근 CIGS을 생산하며BIPV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시장진입을 위한 실증 데이터 확보라는 측면도 함께 지니고 있다. 대양금속 지난달13일 태양광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을 두고 충남테크노파크와 업무협약을 맺고 태양광 테스트베드 기반구축을 위해 플랙서블 CIGS태양전지 양산공정 기술교류와 공동연구 등을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태양광 업계의 움직임은 불황타개를 위한 자구책이기도 하지만 향후 신재생에너지 기반 전력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전망돼태양광 업계의 부활의 시금석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분석: 어떻게 볼 것인가 국자중 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태양광 산업을 길게 보자고 조언한다. 한 언론사에 기고한 그의 글을 정리요약 한다. 최근 국내·외 태양광 시장에는 매서운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마치 태양광 산업 자체가 죽어가는 것처럼 이해하고 있으나 시장은 여전히 큰 폭으로 성장 중이다. 지난해 전 세계의 태양광발전 설치용량은 지난해에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 5월 9일 유럽태양광산업협회 발표에 따르면 태양광업황이 악화된 2011년 한 해에만도 태양광시스템은 무려 29.7GW가 설치됐다. 이렇게 시장규모가 늘어났는데도 태양광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공급과잉과 이로 인한 폭락수준의 가격하락 때문이었다. 현재의 공급과잉 문제는 산업이 성장하며 겪는 전형적인 사이클 현상이다. 오히려 유럽, 미국의 기업들과 경쟁력이 없는 기업들이 경쟁대열에서 낙오되면서 우리 기업들에게는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태양광 산업과 유사한 반도체와 LCD 산업도 몇 번의 공급과잉현상을 거칠 때 각국의 업체들이 정리되면서 우리 기업들이 발돋움할수 있었다. 때문에 공급과잉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을지가 금년과 내년 태양광시장을 전망하는데 핵심사항이된다. 먼저 블룸버그 등의 각종 발표 자료나 국내 주요 기업들의 상황을 보면 공급과잉은 많이 해소되고 있다. 또한 가격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 같다. 커다란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이지만 작년 하반기에 떨어졌던 가격 수준에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올 해에도 중간에 일시적인 가격하락이 있을 수 있다. 이는 기업들의 구조조정, 재고물량 소진 혹은 덤핑판매 등이 겹치면서 발생하게 되는 현상이다. 작년과 같은 과잉재고에 따른 구조적인 가격폭락은 없을 것이며 기업들의 가동률도 계속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 이태리 등 유럽의 보조금 감소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지만 이미 예상됐던 것이고 미국과 일본,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시장 등이성장세를 타고 있다. 따라서 전체적인 측면에서 보면 공급과잉과 가격하락 문제는 진정될 것으로 본다. 이렇듯 시황호조의 움직임은 보이나 전체적인 시장 안정은 내년 이후 혹은 빨라야 올 하반기 이후로 봐야 한다. 산업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려면 공급능력 자체가 부족해질 만큼 수요 성장이 있어야 하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2013년이 돼야 모듈 기준으로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가 형성될 것 같다. 따라서 올 해는 회복기 정도의 수준이 될 것 같다. 현재 태양광산업의 화두는 비용경쟁력이다. 중국 태양광산업의 핵심 경쟁력도 알려진 대로 비용경쟁력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중국처럼 낮은 인건비로 승부를 볼 수도 없다. 우리가 비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은 결국 기술력이다. 태양광산업과 유사한반도체, LCD에서도 우리 기업들은 기술력으로 비용경쟁력을 확보했다. 예를 들면 LCD산업에서 삼성과 LG는 일본, 대만 업체들 보다 한 발 앞서서 마스크 수를 줄이며 관련된 수십 개의 공정을 줄였다. 기술개발로 비용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태양광산업에서도 이와 같이 기술력을 통한 비용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중국 태양광산업은 철옹성이 아니다. 중국의 산업 지배력이 강해서 우리 태양광산업의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사실중국 태양광산업에도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우선 태양광시장에서 중국제품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미국, 유럽 등지의 상계관세 부과 움직임으로 제품 선호도가 하락하였다.가령, Recurrent Energy(미국의 대표적인 시스템개발 업체 중 하나)는 지난 3월에 모듈 공급선을 중국 중심에서 벗어나 다변화 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중국 저가품으로 인한 발전량 미달과 발전소 수익 악화사례가 부각될 수 있으며 최근 미국에서는 한국제품 선호도 및 주문이 증가됐다. 국내 위탁생산을 검토하는 중국업체들도 있다. 아울러 중국 기업들도 상당수가 취약한 실적 속에 어려움 겪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들도 일부는 실적악화와 부채 상승에 고전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썬텍은 ‘11년 매출이 31억달러 이상이나 6억3,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의 태양광기업 상당수도 가동 중지 상태다. 우리나라가 독일, 일본 심지어는 중국에 비해 뒤늦게 참여한 반도체와 LCD에서 산업의 변혁기에서 성장의 기회를 잡았듯 아직 역사가 일천한 태양광산업에서도 그런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다만 태양광산업은 상추 농사짓듯 씨 뿌리고 금방 걷어먹을 수 있는 산업이아니다. 길게 호흡하며 기다려야 하는 산업이다. 우리나라 태양광산업의 위상에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는 대신 산업의 변동이 우리 산업의 성장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더욱 거름을 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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